[SEED CLASS] IOT 시대에 임하는 UX 디자이너의 자세

IOT 시대에 임하는 UX 디자이너의 자세

– 박진현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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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우리는 스마트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만큼 필요한 때에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고 습득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2009년 말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유비쿼터스 시대가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되었는데, 즉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과 기기가 갖춰짐으로써 우리는 불과 몇 년 사이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또 다른 재미난 변화가 일고 있다고 한다. 계원예술대학교에서 UX분야를 책임지고 계신 박진현교수님께서는 또 다른 변화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Seed class를 통해 Rightbrain을 방문하셨다. 그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시대라는 내용으로 이번 세미나를 준비하였는데, 사물과 사물이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IOT는 정확히 어떤 개념일까?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이란?

IOT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진화한 개념으로, 사물은 물론 현실과 가상세계에서 주고받는 모든 정보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내가 사물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그것은 단순히 나에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도구로써 존재하였다면, 이제는 사물들이 서로 소통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소통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이 받은 정보를 계속적으로 학습해 나가게 된다. 이러한 학습이 주는 의미는, 사물은 서로 주고 받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게 되며 결론적으로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주체자 역할이 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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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IOT시대가 다음과 같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기술보다는 기술을 이용해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에 집중, 단순 데이터가 아닌 다듬어지고 학습되는 지능, 일방향 연결이 아닌 다방향의 통합, 개발에서 혁신으로의 변화를 말하였다.

초기 사물인터넷은 모든 결정권이 사람에게 있기 때문에 지능적으로 동작하지 못하겠지만, 결국 사물은 사용자가 입력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능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존재로 발전하게 될 것이고 사람은 모든 데이터를 일일이 처리할 필요 없이 사물이 선별해준 정보를 가지고 가치 판단을 내리는 시대가 오게 되는 것이다.

현재 사물인터넷의 활용.

그렇다면 현재 사물인터넷은 어떤 형태로 활용되고 있을까? 그는 IFTTT 앱을 소개하면서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세미나를 이어나갔다. IFTTT앱은 If This, Then That.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만약 이 액션이 일어나면 저 액션을 수행하라’라는 말로 즉, ‘페이스북에서 글을 공유하면 에버노트에 저장된다.’와 같은 서비스라고 한다. 그가 말한 이 app을 좀 더 응용하여 생각하자면, 이것이 나의 라이프로그 또는 위치기반 등의 데이터와 소통하여 내 기분에 맞춰 음악이 흘러나오고 나의 영양상태에 따라 알맞은 식단이 주어지는 삶을 살게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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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IFTTT에 이어 또 하나의 IOT를 반영하고 있는 제품이 있다며 필립스 HUE조명을 예로 들었다. 조명과 스마트폰 내의 app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은은한 조명이 아침잠을 깨워주기도 하고, 메시지가 왔음을 알려주기도 하며, 음악에 맞춰 현란한 색을 보여주거나 때론 감성에 빠져들 수 있는 분위기도 연출 해주는 스마트 조명이다. 내가 촬영한 사진을 보고 사진의 색을 인지하여 조명으로 표현한 뒤 새로운 무드를 창조해 내는 기능 또한 있으니 IOT의 현재를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한다.

그는 말했다. 이제 우리주변의 모든 사물에 센서가 부착됨으로써 내 스마트 기기와 연결되어 현재상태를 파악하고 그들의 판단 하에 결정된 알림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만약 그의 말처럼 세상이 변한다면 우리의 주 역할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사물을 컨트롤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솔직히 나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행동에 따른 결과에 우연이란 것은 사라지고 당연히 발생하는 결과들만 존재하며 지금보다 훨씬 묵직한 책임을 지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IOT가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확장해서 생각해보고 우리는 어떻게 IOT를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나의 의견을 좀 더 적어보고자 한다.

사물인터넷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은?

사물들이 학습을 하고 학습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IOT개념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에서, 사물이 서로 소통하며 학습될 수 있다면 그러한 사물들을 하나로 묶어 놓은 것이 로봇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예전에 보았던 AI, 아이로봇과 같은 로봇영화가 생각났다. 로봇영화들을 보면, 로봇은 인간들의 삶에 필요한 부분을 위해 만들어 졌으나 그들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여 인간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인간과 같아 지려 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그 중 아이로봇을 가지고 좀 더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아이로봇의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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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 미래인 2035년, 인간은 지능을 갖춘 로봇에게 생활의 모든 편의를 제공받으며 편리하게 살아가게 된다. 인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로봇 3원칙’이 내장된 로봇은 인간을 위해 요리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신뢰 받는 동반자로 여겨진다. 법칙 1. 로봇은 인간을 다치게 해선 안되며,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이 다치도록 방관해서도 안된다. 법칙 2. 법칙 1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한다. 법칙 3. 법칙 1, 2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한다./

사물인터넷을 로봇에 대입시켜보자. 나에게 필요한 기능을 담은 로봇을 가지면 그 로봇은 자신이 가진 능력에서 나아가 나와 함께 생활하면서 내가 생활 속에 뿌리는 행동이나 생활패턴과 같은 데이터를 정보로 받아들여 학습하고 진화하게 되는 것이다.

세미나에서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현재 의사들이 파업하는 이유 중 하나인 ‘원격진료’에 대한 이야기이다. 원격진료는 사실 이미 작은 부분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인데, IOT시대가 의료계 모든 영역에 적용되면 의사는 사물이 내리는 판단에 의해 환자의 상태를 24시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의료의 개념과 가치기준이 바뀌고, 진단의 정확성이 바뀌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의사들이 반대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진단의 정확성 및 문제 발생 시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게 된다는 의견에 나는 완전히 동의하고 있다. 그러면 이제 내가 IOT 세미나를 들으며 아이로봇을 떠올린 이유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가.

즉, 사람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거기에 혁신기술이라는 보완수단역할로 기술들은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이지 ‘침범’하는 우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IOT에 대한 지식만을 가지고 세상을 바꿔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IOT가 진정 세상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여 스스로에게 가치의미를 뿌리내려야 비로소 올바른 혁신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이와 같은 변화를 보고 있자니, 사물인터넷의 등장은 멀기만 했던 영화 같은 일들을 실로 우리 삶에 가깝게 끌어들인 발판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사물인터넷시대, 우리의 자세는?

그는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내가 걸었다’라는 것을 어떻게 데이터화 시켜야 할까? 이뿐만이 아니라 ‘걸었다’는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빅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여 어떤 형태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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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그는 UX관점을 가지고 데이터를 좀 더 전문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의 말을 좀 더 풀어 정리하자면, 데이터를 사용하게 될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세분화하여 찾는 것이 시작. 그리고 그러한 데이터를 가치 있는 데이터로 만들어 줄 수 있는 또 다른 데이터들을 찾아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이렇게 우리에게 요구되는 능력들은 결국, 결과적으로 드러나 있는 데이터만을 가지고 사물인터넷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만들어질 데이터들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과 그러한 데이터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 주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러한 변화에 맞춰 요구되는 능력 또한 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우리가 기술의 발전에 마냥 따라가는 시대를 살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지고 있다 해도 기술이 가져오는 결과들에 대해 다방면으로 생각하고 어떠한 것이 올바른 일인지 판단할 수 있는 신중한 자세야 말로 이 시대에 우리가 지녀야 할 자세가 아닐까.

– Rightbrain 가치UX 한자인